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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만물

(73) 잔뿌리

by cubby 2024.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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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쯤은 봤을 법하다필자도 밥상 크기만한 애들 그림책에서 봤다.

소련의 동화다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무를 발견했다아무리

힘을 써도 뽑을 수가 없었다키우던 개를 부른다고양이도 부른다.

힘센 소도 불렀지만 무가 꼼짝도 않는다 천대꾸러기이던 새앙

쥐가 지나간다힘이나 쓸까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생각에 부탁해

본다쥐가 속으로 들어가 잔뿌리를 모두 갉아 먹는다그러자 집채

만한 무가 쉽게 빠졌다는 이야기다.

 

보잘것없는 잡초로부터 나무에 이르기까지 뿌리가 생명의 끈이

깊은 곳에서 빨아올린 물과 영양분을 100m 이상의 꼭대기에

잎까지 뿜어 올린다허니 뿌리가 묻혀야 열매도 풍성하다성경

에도 뿌리는 비유가 있지 않은가돌밭에 뿌려진 씨와 돋은

자라다 타버린 씨는 뿌리가 뻗질 못했다.

 

처음엔 곧고 굵은 뿌리부터 낸다 다음은 많은 갈래로 여러 방향으로

잔뿌리가 뻗는다잔뿌리가 많으면 나무가 묻힌 것이다억수와 강풍

에도 견디는 나무는 잔뿌리 덕이다그래서 나무는 굵뿌리를 뻗은

다음에도 섬세하고 가는 잔뿌리를 계속 만들어 낸다물과 영양분을

최대한 많이 빨아들이려 함이다물을 흡수하는 힘도 뿌리보다 잔뿌리가

훨씬 세다 속에 있는 산소를 최대한 찾아내는 것도 잔뿌리의

능력이다.

 

잔뿌리가 중요하다영어로는 root hairs. Hair/헤어/ 머리카락이란

뜻이니 실감나는 표현이 아닐 없다모교 대학에서 식물학을 가르

치는 동기가 잔뿌리를 이렇게 설명하더라.  “잔뿌리와 굵뿌리는 다르다.

잔뿌리 끝에는 RHD-2라는 단백질이 있다뻗어나가는 곳에 장애물이

있으면 단백질이 신호를 보내어 ‘너를 감싸도 되겠니아니면 피해서

갈까그러면 어디로 갈까라는 의사타진을 한다이렇게 해서 흙을

움켜쥐기도 하고 화강암의 돌도 뚫기도 하며 이리저리로 수많은 갈래로

뻗는다만약 이것도 안되면 잔뿌리들은 서로 얽히고설켜 서로를 의지

하고 붙잡아준다.

 

시무언은 “나는 신령한 호흡으로 호흡하는 하는 하나님의 후사다!”라는

설교에서 잔뿌리에 대해 말했다. “잔뿌리가 물과 산소를 쫙쫙 빨아 당기듯

성경에 담긴 복을 신령하게 빨아당겨야 한다.”고 했다 수상집에서는

“고향 하대마을의 초입에 넓은 그늘로 터를 제공하는 정자나무가 있다.

뿌리 깊은 나무도 솜털 같은 가늘고 여린 잔뿌리에서 시작했다.

 “우리의 신앙생활도 천하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잔뿌리 같은 것에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주어진 직분이 작을 지라도 힘을 다하고 성품을 다할 주께서 많은

것으로 맡기신다에서는 장자권을 팥죽 그릇에 팔아버렸다.

에서도심지어 글을 읽는 우리 가운데에서도, ‘팥죽 그릇에 장자권이

넘어갈까’ 라고 반문하겠지만 하나님은 과연 그랬다지극히 작은 일에

권리를 포기하면 하나님도 인정해버리신다예수께서 “작은 일에 충성한

자는 일에도 충성한다”고 하신 것처럼 지극히 작은 일부터 하나님과

교제가 되어야 한다지극히 작은 일부터 하나님의 절대적인 요청이

있어야 한다작은 것에서 하나님을 무시하면 결과적으로  것에서도

무시하게 되기 때문이다.

 

성경은 “작은 일에 충성하였으매”라고 했지 “큰 일에”가 아니라 말한다.

맞다. “작은 일”( 25:21)이다그래서 잔뿌리가 중요하다개척은

잔뿌리가 한다캄캄하고 습하며 깊은 환경이라도 예측불허의

토양이라도 개척할 있는 것은 잔뿌리의 힘이다.

 

시무언은 “하나님 앞에서 가꾸는 나의 잔뿌리는 정직과 겸손이다.”라고

했다시무언의 철학은 오늘보다 내일을 귀중하게 생각하는 것에 있다.

오늘을 바라보는 스올 같은 육신을 위함이 아니요 내일을 소망하는 낙원

같은 영혼을 소중히 여김에 있다

 

 

 

 

 

 

참조: 2010.01.설교, 『내 평생에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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