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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만물

(35) 선(線)

by cubby 2024.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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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in/인/으로 하고 싶었다. 허나 영어일 뿐만 아니라, ‘안(內)에서’란 뜻의 전치사라 포기했다.

시무언의 천지만물이라면 한글로 된 명사가 맞겠지. 선(線)은 line/라인/인데, 영어 철자 안에

in이 묘하게 들어가 있다. 아무튼 이번에는 in도 중요하고, line도 중요하다.

 

 

유혹의 선을 건너지 않는다는 나이가 이미 지났다. 돌이켜보니 마음 먹기에 따라 삶이 그려지는

것 같다. 분명한 신념의 노선 안에 있을 때 인생이 성공을 맛보기도 한다. 어떤 신앙노선이냐에 따라

인본주의 신앙과 신본주의 신앙으로 갈라지기도 한다. 모두 어떤 선을 걷느냐, 어떤 선 안에서

행하느냐의 문제다.

 

 

선(線)과 관련해 시무언은 여러 스포츠 종목을 이야기했다. 축구, 농구, 양궁 등. 축구 경기에서 공이

선 밖으로 나가면 휘슬이 불린다. 코너 킥을 찰 때를 생각해보자. 선수는 선 밖으로 나가 힘차게 공을

찬다. 공이 굽어 들어가더라도 선 밖으로 굽어 들어가면 득점이 되지 않는다. 선 안으로 들어가되 절묘한

각도로 휘는 공은 득점된다. 일명 바나나 킥. 선수가 선 밖으로 나가도 상관없다.

 

 

농구는 반대다. 선수가 선 밖으로 나가면 무효다. 공이 선 밖으로 튀어도 공이 바닥에 닿지 않는 이상

상관없다. 선수가 공을 선취하려 몸도 날린다(일명 hustle play/허슬 플레이/). 이때 공이 안으로

들어오면 선수도 산다.

 

 

모두 선이 중요하다. ‘선 안이냐, 선 밖이냐’의 문제다. 영어로는 “in? or out?” 무엇보다 선에 관해

자주 언급한 시무언의 예화는 양궁이다. 자주 했으니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 시무언은 죄(罪)를

설명할 때, 종종 양궁의 과녁 이야기를 한다.

 

 

사수(射手)와의 거리에 따라 과녁의 크기가 달라진단다. 멀수록 커진다. 남자는 90미터, 70미터,

50미터, 30미터의 거리에서 쏴 결선 진출자를 가린다. 결선에선 70미터의 거리에서 지름 122

센티미터의 과녁을 쓴다.

 

 

중앙부분은 황금색으로 세 부분으로 나뉜다. 세 부분 중 중앙은 10점, 밖은 9점, 그 안은 역시

10점이지만 엑스텐(X-10)이라 부른다. 엑스텐은 점수는 10점이지만 동점일 경우, 맞춘 사람이

승자가 된다. 엑스텐의 크기는 6.1센티미터. 엑스텐을 맞추면 과녁용 초소형 카메라가 부서진다.

 

 

시무언은 “화면으로 보면 (엑스텐이) 커 보인다. 하지만 사수의 거리에서 보면 500원 동전보다

1미리 작은 크기로 보인다. 이 작은 크기를 명중하는 것이다. 원래 죄란 것은 화살이 빗나가는 것,

곧 과녁을 명중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한다.

 

 

시편78:57과 호7:16에는 “속이는 활”이 나온다. 활시위를 느슨히 당기는 연약한 힘, 혹은 과녁을

뚫어지게 명중하려는 집중력이 없는 것이 ‘속이는 활’이다. 죄란 바로 이것이다. 하나님을 향해

느슨한 기도, 집중력 없는 예배, 소망 없는 헌신은 다 죄다. 죄, 곧 속이는 활은 과녁을 벗어난,

둥근 선 밖을 나간 화살이다.

 

 

선을 넘으면 죄다. 축구는 공이 그 안에 있어야 하고, 농구는 사람이 그 안에서 활동해야 하고,

양궁은 과녁의 선 안쪽을 맞추어야 한다. 이처럼 우리 신앙인은 예수 안에서 살다 예수 안에서

죽어야 한다. 이는 “내가 아버지 안에, 너희가 내 안에, 내가 너희 안에”와 같은 말이다.

 

 

우리 모두는 예수 밖에서 태어났다. 그러기에 예수 안에 들어오려고 얼마나 애를 썼나? 예수 밖에서

죽는 것은 더러운 죽음이다. 예수 안에서 죽는 것이 거룩한 것이니, 그들을 하나님은 반드시 살리신다.

자기 직분을 온전히 지키다 예수 안에서 죽는 이가 순교자다.

 

 

“주 안에서 죽는 자들은 복이 있도다.”(계14:13) 늘 ‘안(內)에서’란 뜻의 전치사를 생각하자. 그래서

제목을 in으로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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