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만물

(53) 거품

cubby 2024. 3. 18.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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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 크리스천. 꽤 냉소적 말이다나도 이런 말을 자주 했었다. CBA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주일만 크리스천이지 그 나마지 생활은 일반인보다 더 못한 사람을 비꼬아 하는 말이다이들은 날씨 좋은 놀토가 되고 찐한 휴가가 다가오면 선데이 크리스천조차되기 싫어한다.

 

콜라 한 캔을 샀다. 500원인 줄 알았는데 더 달라 한다거품 하면 제일 먼저 콜라가 떠올랐다. 가격도 그렇네콜라를 투명한 잔에 부었다거품이 얼마나 빠질까흔들 필요도 없었다파도에 부서지는 물안개처럼 거품이 톡톡 부서진다힘없이 꺼져버린 콜라가 간장 찌꺼기 같다맛도 맹숭 밍숭하겠지.

 

거품시무언이 이전에도 거품을 이야기했었다소설을 쓰지 않고 오직 수필과 시만을 쓰는 이유를 말하며. “소설가는 한 톱만한 사건으로 장편의 대하소설을 만들어 낸다다 거품이다그래서 소설을 허구(虛構)문학이라 한다. 수필과수필을 농축한 시를 쓰는 이유는 진실을 솔곧하게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평생을 진리를 증거한 사람이 평범한 일상도 진실되게 말하고 싶기 때문이리라.

 

1994년 우리나라가 1만 불 국민소득을 넘겼다다 좋은데 이때부터 한국 교회 출석률이 42%까지 떨어졌다교회를 떠난 사람이 22만 명을 넘는단다원래 핍박과 환난이 와야 신앙을 저버린다고 성경이 말하는 데배부르고 살기 좋아질수록 그런 사람이 더 많아지고 있다다 거품 같은 신앙 때문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부풀어오른 콜라마냥 엄청난 믿음 같지만 실상은 빈약하기가 비교할 바 없는 신앙이다. ‘양로원 동원’같은 거품 같은 전도를 해왔다사람은 보내지 않고 돈 보내고 사진만 남기는 거품 같은 선교를 해왔다거품 부흥에 거품 홍보에 거품 교회였다꺼지는 콜라 거품을 보며 내 신앙은 별 것 없는 신앙은 아닌지울리기만 하는 꽹과리 마냥 공허한 믿음은 아니었는지 기도하게 되었다.

 

가정예배와 직원회의 때 ‘미디안 초장’ 이야기를 해줬다모세가 미디안 초장에서 아내 십보라와 함께 살 때 얼마나 행복했겠나아들도 낳고 푸른 초장에 팔베개하고 누워 맛난 양고기와 젖을 먹으며 평안하기를 40년이나 했다처자식 돌보며 세상 걱정 없이 편안한 삶을 살려 했던 모세를 떨기나무 불꽃 가운데서 부르신다. ‘출애굽하려니 준비해라! 모세에게 이 말이 얼마나 청천벽력 같았겠나.

 

하나님이 한국을 그리고 베뢰아사람을 축복해주신 것은 큰 일꾼으로 삼으려는 것이다중국과 온 세계를 앞두고서 한국

경제를 준비한 것이고베뢰아사람을 부흥케 한 것이라고병에서 나음을 받는 것이 신앙의 종착역일까가난의 몸부림에서 벗어나 물질적 풍요가 다일까푸른 하늘 너머 하늘나라는 바라보지 못하고 팔베개하고 누운 편안한 인생이 전부일까?

 

풍요로움의 초장에 이쑤시고 앉았다면 그게 거품 신자다병고침의 햇살에 팔베개하고 누웠다면 거품 성도다그런 축복은 하나님의 목적이 아니다그런 거품 낀 믿음이라면 하나님은 더 이상 축복하지 않으신다모세를 그렇게 사용했고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도 그랬다신앙이 깊이 뿌리를 내리려면 그런 나그네의 삶이 맞다.

 

“성락교회는 거품을 뺀 교회다. 이런 시대에 모진 핍박을 받으면서도 매년 헌신의 수고를 그치지 않는 성도가 어디에 있겠는가다른 교회는 성락교회만큼 핍박의 키나 헌신의 도리깨를 경험해보지 않았다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리실 때 오직 모친만 남았다이스라엘 사람도 14 4천만의 사람만 인을 맞는다고 했다하나님은 거품을 뺀 다음 데려가신다풍성한 곡식이 널렸을지라도 도리깨질과 키질을 한 후 낟알만을 골라내신다이 모든 것을 경험한 성락인은, 그러므로 모두가 목양사다.

 

인생딱 한번 뿐이다밥이나 먹다가 죽는 삶은 부끄러운 인생이다거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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